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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리즈] 택배를 포장하는 마케터PORTFOLIO/Interview 2024. 7. 25. 16:08
이랜드 브랜드를 빛나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넷(이랜드웹메거진)에서는 이랜드를 빛나게하는, 빛나는 마케터 인터뷰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이들이 어떻게 고객들과 소통하며 브랜드를 가꾸고, 만들어가는지 패션법인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각 기사의 제목을 클릭하시면 이랜드그룹 블로그에서 기사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위 페이지에서는 대표적인 <뉴발란스 방성호 마케터>의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뉴발란스 MYNB 앱 기획 양지용 마케터
서울 이랜드 FC 김동연 마케터
폴더 마케팅 팀장 이수지 마케터이랜드 가산사옥에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3층에서 어떤 사람이 탔다면 그는 이 사람일 확률이 높다. 그 사람이 뉴발란스 로고가 있는 택배 상자를 겹겹이 쌓아 옮기고 있었다면, 그는 더욱이 이 사람일 것이다. 바로 뉴발란스 마케팅부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담당하는 방성호 대리다.
그간 러닝과 마라톤을 중심으로 인지도를 단단히 쌓아 올린 뉴발란스는 최근부터 ‘남성성 강화’를 목표로 농구, 야구, 축구, 배구까지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마케팅을 확장한다. 그리고 방성호 대리는 그 변화의 중심에서 전례 없던 스포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그리고 인터뷰 시간 동안 가장 크게 닿았던 메시지는 ‘마케팅 업무에 관한 그의 열정과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었다.
# 방성호, 스포츠 마케터로의 시작
Q. 영업 업무를 오래 하셨다고 들었어요.
내가 스포츠 마케터가 되리라고 생각해보셨나요?
A. 사실 대학생 때, 경영학과 마케팅 전공으로 졸업을 했어요. 그런데 저의 강점은 영업과 제휴 같은 커뮤니케이션에 있다고 생각해서, 영업 쪽으로 입사를 했죠. 후즈넥스트 인턴, 티니위니, 라틀레틱 영업부를 거쳐 뉴발란스 영업부 백화점 팀에서 일했어요. 그런데 기회가 와서 재작년부터 뉴발란스 스포츠 마케터로 일하게 되었어요.
중학생 때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박찬호 선수와 스캇보라스 선수를 보면서 유능한 스포츠 에이전트가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학교도 스포츠 경영학과로 진학했는데, 현실은 다르더라고요. 아직 우리나라에는 제도적, 법률적으로 스포츠에이전트가 자리잡고 있지 않던 상황이라 꿈을 접었어요. 그런데 뉴발란스에서 스포츠 마케팅을 하다 보니, 제가 하고 있는 일들이 스포츠 에이전트의 일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예전에 꾸었던 꿈을 역으로 찾아가고 있단 기분을 느끼며 즐겁게 일하고 있어요.
Q. 직무가 바뀌었을 때, 적응이 쉽진 않았을 것 같아요.
마케터로서의 방성호가 시작된 시점이 있나요?
A. 처음 뉴발란스 퍼포먼스 마케팅 팀으로 왔을 때, ‘내가 여기에 있어도 되는 사람인가’하는 불안이 있었어요. 입사하고 쭉 영업 업무를 하느라 비용을 줄이는 법에만 익숙했는데, 이제는 주어진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효과를 극대화 해야 한단 점이 적응하기 힘들었고요. 그런데 그 생각은 풀코스 마라톤에 도전하면서 바뀌었어요.
뉴발란스 퍼포먼스 마케팅팀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행사는 ‘런 온 서울 마라톤’ 이었는데요. 당시 팀장님을 비롯해서 모든 팀원들이 풀코스 완주 기록이 있었어요. 팀장님은 심지어 3시간 30분 완주 기록도 있었고, 보스톤, 뉴욕, 런던 마라톤 같은 해외 마라톤 기록도 있었죠. ‘내가 풀코스 기록이 없으면 팀에서 인정받지 못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어요. 그리고 지난해 3월에 처음 풀코스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Q. 실제로 풀코스를 뛰어보니 다르던가요?
A. 풀코스를 완주하고 모든 업무에 자신감이 생겼어요. 아이디어를 낼 때에도 ‘내가 뛰어보니’라는 전제가 생겼고요. 뉴발란스 마라톤에 참여하는 고객의 마음은 물론, 러너들이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고 노력하는 습관이 생긴 것 같아요.그리고 제가 처음으로 풀코스 마라톤에 도전할 때, 당시 팀장님은 저랑 같이 뛰어주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요. 그때가 마케터로 자신 있게 일할 수 있었던 시작인 것 같아요.
#우리에겐 다소 낯선, 스포츠 마케팅
Q. 요즘은 어떤 프로젝트에 집중 하고 계신가요?
A. 올해의 뉴발란스 스포츠 마케팅 전략은 러닝뿐 아니라,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스포츠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잡도록 하는 거예요. 지금까지 뉴발란스는 러닝이 중심이었어요. 세계 6대 마라톤 중 런던/뉴욕 마라톤에 후원하고 있고, 국내에선 서울국제마라톤을 후원하며 러닝 No.1 브랜드라는 목표로 달려왔어요. 그러다 보니 스포츠 마케팅 예산도 러닝에 집중되어 있었어요.
앞으로의 목표는 ‘남성성 회복’과 ‘스포츠성 강화’예요. 이 두 가지를 위해 야구, 농구, 축구, 배구 등 그간 투자하지 않았던 국내 프로스포츠 종목을 중심으로 발판을 만들고, 체계적으로 스포츠 마케팅 토대를 다지고 있습니다.
Q. 전례가 없어서 시작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처음에 어떻게 접근하셨어요?
A. 홀세일팀에서 근무하며 어깨너머로 뵙던 스페셜티(종목 스포츠) 관계자들을 제일 먼저 찾아갔어요. 운동 선수들이 소속되어있는 에이전트 대표를 찾아가기도 했어요. 그렇게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뉴발란스는 스포츠 마케팅 안 하잖아요!’ 라고 반응 하더라고요.
저는 뉴발란스 브랜드의 미래 전략을 말씀 드렸어요. ‘당장 큰 규모로 계약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나, 뉴발란스를 떠올려 달라’, ‘선수가 먼저 뉴발란스를 이야기할 수 있도록 최고의 가치를 전하겠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했죠. 그러니 제가 보여드린 전략과 방향성을 점점 인정하기 시작했어요. 시기적으로 반일감정으로 인한 일본 브랜드 이슈도 맞물리면서 생각보다 그 기회는 빨리 다가오게 되었어요.
그런데 문제는 또 있었어요. 뉴발란스에 야구 관련 상품은 야구화밖에 없었거든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자라는 생각에 상품 개발부터 고민을 시작했어요.
타자 중계할 때 브랜드 노출이 가장 많이 되는 건 팔꿈치 보호대거든요. 방망이를 들고 있으면 팔꿈치가 제일 잘 보여요. 그런데 저희는 뉴발란스 팔꿈치 보호대가 없으니까, 글로벌 뉴발란스를 설득해서 제작했어요. 야구화 같은 경우에도 로고가 잘 보이고, 선수가 본인만을 위한 특별한 야구화라는 생각이 들게끔 선수의 시그니처 포즈를 넣어서 제작했어요.
Q. 또 기억에 남았던 프로젝트가 있다면요?
A. 뉴발란스 농구 라인이 올해 2월에 최초로 한국에 론칭했어요. 미국 뉴발란스에서는 카와드 래너드라는 선수를 후원하면서 농구 종목에 에너지가 만들어졌고, 뉴발란스 농구화 라인을 전세계로 확장하기로 한 거예요.
저희도 농구 라인 마케팅을 어떻게 시작 할까 고민하다가, ‘1등 선수를 통해 뉴발란스 바스켓 라인을 알리자’ 를 목표로 삼았어요. 그래서 저는 작년 11월부터 허재 선수의 아들인 허훈 선수를 쫓아다니기 시작했죠. 거의 한 달 동안 선수를 설득한 것 같아요. 농구는 에이전트 제도가 없어서 모든 의사소통을 선수와 직접 해야 했어요. 그리고 선수의 초상권이 구단에 있어 구단이 승인하지 않으면 계약을 진행할 수가 없었어요. 선수와 구단, 회사가 3자 계약을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도 처음엔 몰랐어요. 많은 우여곡절 끝에 허훈 선수와 계약하고, 허훈선수가 뉴발란스 신발을 신고 경기를 뛰었어요. 그 경기를 볼 땐 심장이 터질 것 같더라고요.
그 후로 허훈 선수가 KBL 최초로 20득점 - 20어시스트 기록을 세우기도 했어요. 너무 기뻐서, 아내한테도 안 해본 수제 케이크를 제작해서 허훈 선수한테 선물했어요. 이후에 허훈 선수가 KBL 19-20 시즌 MVP 선수로 뽑히기도 해서 너무 뿌듯했죠.
# 뉴발란스 스포츠 마케터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Q. 마케터가 되기 전에 하셨던 영업직 업무와
현재의 업무가 연결되는 부분이 있나요?
A. 설득하는 과정은 영업 업무를 하면서 잘 배운 것 같아요. 홀세일 팀에서 에이**마트, 레스*아 등의 슈즈멀티샵에서 B2B 비즈니스를 할 땐, 우리 제품을 사야 하는 타당성을 설명하고 이들을 설득해야 했어요. 단순히 제품의 우수성을 알려서 구매하는 건 단편적인 방법이고, 우리의 방향성과 전략을 충분히 설명할 때 더 설득이 쉬웠거든요.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믿음을 주는 것이 포인트였죠. 마케팅을 하든 상품 제작을 하든, 먼저 영업을 경험해봐야 잘 할 수 있다는 건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상대방의 입장에서 고민할 수 있으니까요.
Q. 이랜드 사옥에선 늘 택배를 옮기고 있는 방성호 대리님을 볼 수 있다고 들었어요.
요즘엔 어떤 일을 하고 계세요?
A. 제가 물류사무실 단골이에요. 자주 선수들에게 택배 싸서 협찬 제품을 보내고 하거든요. 지금은 현대 캐피탈 배구단 제품과 이랜드 FC 축구단의 다가오는 시즌을 준비하고 있어요. 하반기부터 함께할 현대 캐피탈 배구단은 오랜시간 타 브랜드 스폰을 받고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저희와 함께 하게 되었어요.
2주 전에는 배구 선수단에 디자이너와 패턴 실장님과 함께 방문해서 선수 치수를 재고 왔어요. 다른 스포츠 브랜드는 선수단을 위한 상품을 따로 제작해서 협찬하지만, 저희는 실제 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선수들이 입고 경기하도록 할거예요. 그래야 스포츠 팬들이 선수가 착용한 제품을 구매하러 우리 매장에 올 테니까요.
Q. 일하면서 어떨 때에 가장 뿌듯함을 느끼시나요?
A. 저희와 계약하고 후원한 선수가 뉴발란스 상품을 착용하고 홈런을 치고, 기사에 메인으로 올라가는 걸 보면 기분이 너무 좋죠. 저는 그래서 밤마다 네이버 스포츠를 봐요. 보도자료에 우리 선수가 나오면 늘 사진을 저장하고 선수들에게 보내줘요. 김하성, 최형우 선수가 착용한 가드를 보고 우리에게 구매 문의가 오거나, 야구 분야 사람들에게서 뉴발란스가 달라졌다는 피드백 받으면 뿌듯하죠.
Q. 스포츠 마케터로서 앞으로 더 개발하고 싶은 영역도 있으신가요?
A. 뉴발란스가 국내 프로 스포츠 중심으로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한 게 이번이 처음이잖아요. 종목별로 다음 단계는 어떻게 준비하고 나아가야 더 브랜드가 발전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이 많아요. 좋은 스포츠 마케팅은 일련의 작은 실행들이 모여 고객에게 보여지는 하나의 스포츠 브랜드로서의 가치, 그 가치를 커지게 만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뉴발란스가 스포츠 브랜드로서 더 크게 인정받았으면 좋겠고, 그래서 브랜드 직원들의 로열티도 지금 보다 높아졌으면 좋겠어요. 뉴발란스가 최고의 스포츠 브랜드가 되도록 돕는 게 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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