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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인터뷰] 왜 헤리티지 브랜드인가?PORTFOLIO/Interview 2023. 4. 17. 15:22
브랜드에 있어 헤리티지(Heritage)란, 오랜 세월 한 브랜드가 만들어 낸 탄탄한 유산이며 브랜드의 가치다. 그 가치는 쉽게 만들어지지도 않지만 일단 가치를 인정받아 궤도에 오르면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만든 사람은 사라져도 브랜드는 열광하는 사람들에 의해 영속된다는 것이다. 헤리티지 브랜드의 3가지 요건은 ‘브랜드 정통성’, ‘브랜드 스토리’, ‘브랜드 가치’이다.
유럽 한국팀은 그런 헤리티지 브랜드를 발굴해 국내에 런칭하는 팀이다. 밀라논나와 함께한 이태리 가방브랜드 코치넬레를 시작으로, 이태리 제화 수토만텔라시, 로렌조반피에 이어 영국 더플코트의 헤리티지 브랜드 글로버올을 런칭했다. 오늘 유럽 한국 팀원들을 만나 유럽 한국팀의 일하는 이야기, 헤리티지 브랜드 글로버올에 대해 들어보았다.
안녕하세요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유럽 한국팀에서 글로버올 담당을 하고 있는 윤우, 김유연 입니다. 오늘 촬영에는 유럽 한국팀들이 모두 함께해주었어요. 각자 브랜드를 맡고 있지만 유럽 한국팀의 3개의 브랜드가 모두 유기적으로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궁금한 거 먼저 물어봐도 될까요, 유럽 한국팀은 유럽에서 일하나요?
아쉽게도 저는 아직 유럽으로 가보지 못하였는데, 유럽에서 직접 수토만텔라시를 운영하셨던 한성진 브랜드장님과, 코치넬레 상품 기획자이신 인소정 과장님은 지난 여름 이탈리아에 가서 시즌 신상품을 직접보고 상품을 발주하고 오셨습니다. 비록 코로나 상황 때문에 자주 유럽을 오갈 수 없지만 이탈리아 브랜드 헤리티지를 직접 눈으로 보고 이를 잘 유지하면서 한국 시장에 맞게 어떻게 적용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 외, 저희는 유럽에 있는 저희 브랜드를 국내에서 런칭하고 브랜딩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 업무 전반은 국내에서 이루어집니다. 글로버올 상품이 영국에서 제작되고, 영국에서 상품을 받아 판매하는 구조이기에 영국 시차에 맞춰 업무를 조율하고 있습니다.
영국은 우리 시간으로 4시부터 업무를 시작하는데, 오전 일과는 대부분 국내의 일정들을 운영하고 4시이후로 영국과의 소통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영국과는 하루 차이로 시차가 나서 소통이 지연되면 하루가 걸리고, 공휴일도 다르니 몸은 국내에 마음은 영국에 두고 일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제 코로나가 완화되면서 유럽에도 직접 방문해보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유럽 한국팀에서 전개하는 브랜드들이 해외에서 역사와 전통을 가진 헤리티지 브랜드들이에요.
헤리티지 브랜드를 국내에 런칭하는 과정과 일하는 방식이 궁금해요.유럽에서 가지고 있는 저희 헤리티지 브랜드들이 꽤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 중에서 국내에 런칭하면 반응이 좋을 것 같은 브랜드를 발굴합니다.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헤리티지가 있는 고가의 브랜드다보니 이미 국내에는 중간 DT(distribution)*가 편집샵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데, 그 판매루트 정리를 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물량을 매입하고 이랜드가 이 브랜드를 국내에서 전개하겠다고 선언합니다. 기존 DT를 통해 구매한 홀세일 업체에게도 이제 우리에게 매입할 것을 제안합니다. 그리고 나서 본격적으로 국내 런칭이 시작됩니다. 공식홈페이지와 SNS 계정을 만들고, 온라인 채널 MD들을 만나 공식화 하고 기사화 하면서 브랜딩을 시작하고 전개합니다.
유럽에서 전량 생산되고 배송받는다면 국내에서 운영하기에 어려운 점들도 있을 것 같아요.
네 그렇습니다. 물론 쉽지는 않습니다. 글로버올 상품의 경우 영국 현지생산이기 때문에 영국 무역을 통해 들여오고, 물류에 보내고, 상품화 작업을 해서 채널 별로 출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영국 현지문제로 첫 단부터 1-2주 가량 무역이 되지 않을 때 뒷단들이 모두 딜레이 되어 고객들에게 불편이 초래 될 수 있습니다. 온라인은 배송지연 패널티에 민감한데 이런 변수도 많고 통제되지 않는 부분도 많아 긴장 속에서 의사결정하고 변수에 대응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또 그게 유럽 한국팀에서 일하는 매력인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슈로 항공편으로 상품을 받아야 하는데 입고 일정을 확정할 수가 없어서 어려웠던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예약발송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정말 고객에게까지 상품이 닿기까지 많은 일들을 하시네요. 예약발송 시스템이 무엇인가요?와디즈처럼 프리오더 방식으로 주문을 받고, 2주 후에 발송하는 시스템입니다. 온라인에서는 대부분 자동화된 시스템을 사용하여 예약발송을 하기가 어려운데 저희는 채널들과 어렵게 합의를 하여 예약발송을 운영하며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고 있습니다.
글로버올에 대해 소개 부탁드려요.
글로버올은 더플코트 일명 떡볶이 코트로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 영국 헤리티지 브랜드입니다. 1951년 영국에서 시작된 글로버올(GLOVERALL)은 무려 70년이 넘는 세월동안 꿋꿋이 클래식한 디자인의 더플코트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더플코트를 비롯해 재고로 남아버린 물자들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고민한 영국은 ‘Glove(장갑)’와 ‘Overal(작업복)l’을 생산하던 “M&F Morris’ 사의 ‘Harold & Freda Morris’ 형제에게 대량으로 판매를 하게 됩니다. 이때 군수품이던 더플코트를 정제하여 판매를 시작하였고, 동시에 회사 이름도 ‘Gloverall’로 바꾸면서 글로버올의 역사가 시작되게 되었습니다.
글로버올은 수공예 의류를 기반으로 합니다. 고도로 숙련된 장인들이 협력하며 작업하고 있죠. 타협하지 않는 품질과, 원시적인 클래식 스타일이 글로버올의 가장 큰 강점입니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품질과 스타일의 유산을 계속 꿰메는 장인정신, 진정성, 서비스가 글로버올이 가진 헤리티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상품이 더플코트에요. 몬티가 대표 상품이지요?
네 그렇습니다. 영국 전쟁의 영웅이었던 몽고메리 장군의 애칭을따서 ‘몬티’라는 이름이 만들어졌어요. 몽고메리 장군이 더플코트를 입고 야전을 누비는 모습이 전세계에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얻었거든요. 종전 후 고향으로 돌아가는 군인들 중에는 따뜻한데 멋있기까지한 더플코트를 챙기는 사람이 많았다고 합니다.
인기는 1950~60년대 정점이었는데, 이때는 말그대로 ‘없어서 못살’ 정도 였다고 합니다. 글로버올의 몬티는 모직물이 주는 특유의 질감, 토글과 지푸라기 끈, 투박하지만 멋스러운 핏으로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지금까지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글로버올의 헤리티지가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몬티라고 들었어요. 조금 더 소개를 해주신다면요?
몬티는 이태리산 멘튼 원단으로 만듭니다. 이 원단이 천을 겹치고 겹친 다음에 바람에 노출시키고, 물에 노출시키고 하면서 계속 튼튼하게 강화되어서 어떠한 환경에서도 원형이 변하지 않아서 인기가 좋거든요. 해군들이 입기 적합하고, 레이싱 F1 그랑프리 우승자들이 즐겨 입었다고 합니다.
저희 더플코트의 헤리티지는 디자인 디테일에서 느끼실 수 있습니다. 어깨 이중 덧댐이 있는데, 이것은 군인들이 야전을 누빌 때 총을 들면 어깨 헤짐이 생기니 이중으로 덧댐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레그 스트랩이 있어요. 끈을 다리에 감싸면 뛰거나 엎드리거나 하는 움직임에 용이합니다. 그리고 재미있는 건 블로드 타입 패치가 아직 남아있습니다. 전쟁 중에 부상을 당하거나 위급할 때 빠르게 혈액형을 알고 처치 할 수 있게 기록을 남겨두는 패치입니다.
그리고 간혹, 안감이 없냐고 물으시는 고객분들이 계십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멘튼 원단 자체가 워낙 튼튼하기 때문에 안감을 덧대지 않았습니다. 안감없는 더플코트 그것이 글로버올의 특징입니다.
국내에서는 더플코트가 군인보다는 교복에 입는 떡볶이 코트로 알려져있잖아요.
개인적인 예측으로는 90년대 유행했던 프레피 룩(preppy look)*에서 시작되지 않았나 합니다. 그리고 토글이 학생들이 좋아하는 떡볶이와 닮아서 떡볶이 코트로 불리게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프레피 룩(preppy look)* 아이비스타일(Ivy style)을 기본으로 한 캐주얼하고 현대적인 형태의 패션 스타일. '프레피(preppy)'는 미국의 명문 사립고등학교(Preparatory School)의 학생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현재, 글로버올 고객 반응은 어떤가요?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존중하고, 브랜드의 가치에 관심이 있는 고객들의 반응이 가장 좋습니다.
근본을 중요시하고 옷에 담긴 스토리를 재밌어하는 소위 클래식 덕후가 저희 주 고객입니다. 옷을 좋아하는데 주변인들에게 나 이렇게 근본있는 옷을 입었다고 소개하기 좋아하는 분, 가격보다는 가치를 찾는 사람, 거기에 소비력까지 있는 30-40대 남성을 저희 고객 페르소나로 삼고 있습니다. 마침 저희 마케팅 업체의 실장님이 그 페르소나에 딱 맞는 분이신데, 마케팅을 전개할 때 그 분을 떠올리면서 작업을하고 있습니다.
글로버올을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만나 볼 수 있나요?
현재 오프라인에서는 모드맨, 블루스 맨, 네이비 마켓, 바버샵, ETC SEOUL 등에 입점되어 있습니다. 또한 신세계 분더 샵, 케이스스터디에서도 만나실 수 있어요.
2023년에는 조금 더 대중성 있게 중요 거점에 팝업 스토어 형태로 운영을 할 예정입니다. 간간히 압구정이나, 클래식 덕후들이 자주가는 카페에도 입점하며 고객들을 만나고자 합니다. 2024년에는 단독 매장을 오픈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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