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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인터뷰] 신발 찢어본 사람을 찾습니다, 뉴발란스 신발팀PORTFOLIO/Interview 2022. 8. 3. 15:35
무릇 이 정도는 미쳐야 NB530 라인처럼 밀리언셀러*를 만드는 건가 싶었습니다. 신발을 좋아해서 신발을 찢는다니요. 거침없는 답변에 놀랐지만 그렇게 탄생한 신발을 제가 신고 있으니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누구나 한 켤레는 가지고 있는 신발. 발의 생김새에 따라 가장 편안한 바운스를 만드는 신발. 어떤 아웃핏과 매치해도 잘 어울리는 신발. 이런 신발을 만들기 위해 매일 신발을 찢는 뉴발란스 신발팀을 만났습니다. 대표 인터뷰는 정준호 상품기획부 과장이 함께했습니다.
* NB530 시리즈가 밀리언셀러로 등극했다.
신발에 미친 사람들이라는 이야기가 들리던데요.
샘플 박스 뜯을 때 심장이 벌렁벌렁해요. 신발팀 특징이기도 한데, 정신없이 일하다가 택배가 오면 모두 일을 멈추고 테이블에 모여요. 해체하고 싶거든요.
해체요?네. 신발을 찢어요. 새로운 디자인과 기술, 공정으로 만들어진 신발을 보면 해체하고 싶어요. 하나하나 분해하면서 이건 이렇게 만들었구나, 저건 저렇게 만들었구나.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죠. 과정에서 깨달은 인사이트는 상품 개발에 반영하고요.
팀원들이 대략 몇 켤레의 신발을 가지고 있나요?
아마 30~40켤레씩 가지고 있을 거예요. 컬렉터들에 비해 많은 편은 아니에요. 일할 땐 신발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가 중요하지 않아요. 신발 속성에 대한 이해, 기술, 지식. 이런 것들이 중요합니다.
혹시 신발 직업병(?)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신발의 실루엣을 보면 그 사람의 족형이 궁금해지고 밑창이 닳은 모습을 보고 걸음걸이를 확인하게 돼요. 인체학적인 특성과 신고 있는 신발을 연계해서 보는 거죠. 액티비티 할 때 그 활동에 맞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요. 코트화를 신고 러닝을 하거나, 러닝화를 신고 농구를 하는 사람을 보면 마음 한 켠이 불편해요. 평상시엔 길을 걸을 때, 에스컬레이터 올라갈 때, 지하철 탔을 때 무의식적으로 사람들의 신발을 봐요. 사람들이 어떤 신발을 신었는지 궁금하거든요. 그 외에는 특별함 없이 건강하게 살고 있습니다.
왜 신발을 좋아하세요?
어렸을 때. 그러니까 2000년대 초 힙합 문화가 유행했어요. 어떤 신발을 신었느냐가 중요했는데, 이 문화를 즐기다 보니(?) 자연스레 관심을 두게 되더군요. 사실 신발보다 패션에 더 관심이 많았어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뉴발란스의 무드와 잘 맞았고요. 뉴발란스의 핵심은 신발이기에 더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뉴발란스 신발팀에서 일한다는 건 어떤 걸까요.
뉴발란스의 핵심 가치는 신발에 있어요. 그 처음과 끝을 함께 한다는 것.
뉴발란스 신발팀에서 일하며 가장 자부심 넘쳤던 순간은요?매년 글로벌 뉴발란스에서 다음 해 상품 전략과 지난 한 해 동안 진행한 브랜딩 활동을 공유해줘요. 감탄이 나옵니다. 내가 정말 멋있는 브랜드에서 일하는구나. 그리고 글로벌 뉴발란스에서 한국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물어보고 반영해요. 영향력이 커졌구나 느끼죠. 자랑스러워요.
조금 더 자세히 말해준다면요?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는 글로벌의 방향을 따라올 것을 강하게 푸쉬합니다. 국내 스포츠 브랜드는 글로벌 브랜드가 가진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를 쉽게 만들어내기 어렵죠. 뉴발란스는 이 두 가지가 고르게 조화되어 있어요. 글로벌의 상품 전략과 방향을 국내 시장에 맞게 변형하여 수립하고, 전략의 실행까지 상품의 처음과 끝을 모두 기획해요. 우리가 주도권을 가지고 일할 수 있다는 게 엄청난 장점이에요.
전 지하철에서 느끼는 것 같아요
출퇴근할 때요? (웃음) 뉴발란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죠. 감사합니다. 530라인은 밀리언셀러를 돌파했고, 992라인은 당일 레플 응모자 수가 최대 33만 명이었어요. 프로스포츠에서도 야구를 중심으로 뉴발란스를 신는 분들이 많이 보이고요. 뉴발란스가 스폰하고 있던 KT위즈의 프로야구 우승도 인상 깊었네요.
뉴발란스가 신발의 역사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뉴발란스는 패션 브랜드가 아니라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갖춘 스포츠 브랜드예요. NEW BALANCE. 새로운 균형. 즉 불균형한 발의 균형을 맞춘다는 의미죠. 우리의 시작은 발의 균형을 맞추는 아치 서포트였어요. 발에 장애가 있거나 경찰, 소방관, 우체부처럼 종일 서서 일해 발에 무리가 가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죠. 발의 구조를 이해하고 더 나은 편안함을 만들기 위한 브랜드 정신이 있어요.
팀 분위기가 궁금해지는데요.
팀원들이 가장 자주 하는 말이 “왜?”, “왜냐하면~” 이에요. 건전한 논쟁은 더 나은 의사결정을 이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거든요. 자신의 과업이 아니더라도 다 같이 모여서 의논하고 의사결정 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어요.
뉴발란스 신발팀은 트렌드를 잘 안다는 느낌이 들어요.그런가요? (웃음) 아마 ‘신발고독방’ 때문일 것 같아요. 트렌드를 공유하는 저희만의 카톡방인데요. 개인적으로 본인이 멋있다고 느끼는 이미지나 아티클, 인사이트를 발견하면 바로 공유해요. 누적된 카톡을 읽다 보면 트렌드의 흐름이 보이죠. 매월 각 담당 파트별로 트렌드를 정리해 유관부서에 공유합니다. 패션 매거진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만큼 양질의 정보가 담겨있어요.
마지막으로 이 세상에 뉴발란스 신발팀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뉴발란스의 정신을 대변하는 사람들이에요. 뉴발란스를 가장 좋아하고, 많이 이해하고,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사람들이죠. 고객에게 진정으로 편하고 가치 있는 신발이 무엇인지 소개하고, 건강한 경험을 돕기 위해 우리는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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