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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시리즈] 본캐와 부캐, 경계선과 연결선PORTFOLIO/Interview 2024. 7. 25. 16:32
유재석과 이효리, 비. 최근엔 ‘둘째이모 김다비’로 변신한 김신영까지! 마치 다른 인물인양 다른 캐릭터로서의 자신을 표현하는 ‘부캐’가 유행입니다.
그리고 이랜드 안에도 본캐와 부캐를 오가며 다채로운 삶을 펼치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넷(이랜드웹메거진)에서는 다양한 삶의 캐릭터들을 일과 삶에 녹아내는 호텔법인 직원들을 만나 인터뷰하였습니다. 각 기사의 제목을 클릭하시면 이랜드그룹 블로그에서 기사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위 페이지에서는 <켄싱턴호텔 설악 김대연 캡틴>의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유니폼과 도복을 번갈아 입었던 호텔리어 손수빈 매니저
예쁜 것들이 주는 힐링이 좋아서 송미라 팀장
오늘도 워킹맘으로 알차게 사는 최보람 매니저
첫 번째 주인공은 켄싱턴호텔 설악의 김대연 캡틴. 그는 출근 후엔 켄싱턴호텔 설악의 시설팀직원으로 호텔의 안전을 책임지고, 퇴근 후엔 프로 서퍼로 변신하여 파도를 즐긴다. 김대연 캡틴에게 본캐와 부캐는 각각 어떤 의미일까?
서핑을 시작한지 어언 5년, 서퍼로의 부캐가 생긴 이유
Q. 출근 전과 퇴근 후 바다에 갈 만큼 서핑을 즐긴다고 들었어요.
어떻게 서핑에 푹 빠지게 되셨어요?
서핑은 속초에서 우연히 만난 외국인 친구의 추천으로 처음 해보게 되었습니다. 그 날은 그 친구의 생일파티였는데, 내일은 뭐할 거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저는 늦잠을 잘 예정이라고 대답했어요. 그러면 서핑을 함께 하자고 제안하더라고요. 저는 얼떨결에 알았다고 대답했어요. 그런데 친구는 다음 날 아침에 저희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렇게 처음 서핑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서핑을 처음 해보자마자 그 동안 왜 친구들이 저에게 서핑을 추천했는지 알았습니다. 사실 다른 한 친구도 저를 아는 순간부터 서핑 이야기를 꺼내서 꼭 해보라고 추천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서핑보드에 올라서자마자 ‘이건 나를 위한 스포츠구나’ 하고 깨달았어요. 저는 바로 다음날 100만원이 넘는 서핑보드를 구입했습니다. 그 때가 2015년이었어요.
Q. 그 때부터 서퍼로의 부캐가 탄생했나봐요.
서핑은 자연과 제가 하나가 되는 것 같은 매력이 있습니다. 파도가 가진 힘을 버텨야 하고 그 흐름에 부드럽게 조화되어야 하거든요. 저는 지구에서 먼지처럼 작은 존재인데, 서핑을 할 때만큼은 제가 자연의 일부가 된 것 같아요. 그 순간만큼은 아무에게도 구애 받지 않고 오롯이 제 자신이 되는 느낌입니다.
Q. 보통 사람들도 재미있을까요?
서핑의 매력을 더 설명해주신다면요?
실제로 서핑은 중독성이 강한 운동이라고 합니다. 찰나의 순간이 있거든요. 파도는 A자를 그리면서 내려가는데, 그 꼭지점을 ‘피크’라고 불러요. ‘피크’에서 파도를 잡아서 타고 내려올 때, 엎드려 있다가 일어나게 되는데요. 그 때 보드가 힘을 받으면서 서서히 내려와요. 그 찰나의 순간에 아드레날린과 도파민이 뿜어져 나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치료 목적으로 서핑이 이용되기도 하고요. 정신적 상해를 입은 사람들은 서핑이 주는 아드레날린 효과로 치료가 되는 거예요.
Q. 캡틴님은 얼마나 자주 서핑을 하세요?
파도가 있을 때는 매일 가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서핑하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에요. 365일 중에 220일 정도는 파도가 없거든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날이 몇 일 되지 않아서 늘 파도를 체크하면서 나가고 있어요. 여름에는 일출이 빠르니까, 새벽에 2시간 정도 서핑을 하고 출근을 하기도 합니다. 새벽 서핑을 못한 날에는 퇴근 후 시간부터 해지기 전까지 타고 있습니다.
인천 토박이였던 김대연 캡틴이 속초에서 일하게 된 사연
Q. 본래 집이 속초는 아니라고 들었어요.
혹시 서핑이 좋아서 속초로 이사하신 건가요?
아뇨. 오히려 설악 호텔에서 근무하면서 뒤늦게 서핑에 빠진 케이스예요. 켄싱턴 호텔에 입사하면서 처음 속초로 이사 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서핑버디들도 만났습니다.
입사하기 전에는 호주에 살았어요. 호주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니 복잡한 도시 생활은 내키지 않더라고요. 외국 같은 분위기의 시골마을에 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속초를 떠올리게 되었어요. 어렸을 때 부모님과 함께 왔던 속초의 에메랄드 빛 바다가 마음에 남았거든요. 어린 시절 기억을 품고 있다가, 마침 켄싱턴 호텔설악에서 호주에 다녀오기 이전부터 해온 시설 파트의 직원을 뽑고 있어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Q. 켄싱턴호텔 설악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계세요?
제가 있는 시설 파트에서 하는 일은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유지 보수 입니다. 호텔 내에는 에어컨을 대신하는 냉동기나 보일러 등의 기계들이 많거든요. 운영에 차질이 없으려면 사전 점검이 필요하고, 고장이 나기 전에 미리 이상을 알아채고 사전 정비도 해주어야 하죠. 호텔 운영에 필요한 기계 관리와 객실 관리까지 맡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업무와 취미를 병행하는 것이 힘들지는 않으세요?
저희 팀은 언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긴장하고 있어야 하고, 중압감으로 예민해지기도 해요.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조금만 달라져도 긴장을 하게 되죠. 시설이 멈추면 호텔 운영에는 큰 차질이 생기니까요.
때문에 더 일할 땐 확실히 일하고, 쉴 때는 확실히 쉬려고 하고 있어요. 삶과 쉼을 잘 배분해야 윤활유를 바른 듯이 매끄럽게 잘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에너지를 채우고 돌아와야 고객에게도 그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본캐와 부캐, 경계선과 연결선
Q. 본업에서의 캡틴님과 서퍼로서의 캡틴님은 다른가요?
둘은 확연히 달라요. 직장에서의 저는 정형화 되어 있습니다. 일은 정형화될수록 효율이 생기니까요. 반면 부캐는 정말 자유분방해요. 자유분방할 때 얻는 에너지는 본업에서 시너지를 주죠. 서핑을 다녀오면 육체는 지치거든요. 그런데 정신적으로 얻어오는 에너지는 정말 커요. 그 에너지를 받아와서 출근을 하면 일도 더 잘 되고, 고객을 만날 때에도 그 즐거움이 전달 됩니다.
일상에서의 저와 일에서의 저를 분리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좋아요. 일에서의 스트레스가 일상으로 연결되지 않고, 휴식으로 얻은 에너지는 일에 자신감을 줘요. 현재 삶의 만족도를 퍼센티지로 표현하자면 95%는 될 것 같아요.
Q. 일과 취미에 관해,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내가 누군가에게 행복을 나누어줄 수 있는 직업이 몇 개나 될까 떠올려볼 때, 그 중 하나가 호텔리어라고 생각합니다. 호텔 산업 서비스업에서 7년간 일해보니, 남을 섬기는 만큼 어려운 일이 없더라고요. 그런데 또 남을 섬기는 만큼 즐거운 일도 드물다고 생각해요.
고객에게 행복을 어떻게 줄 수 있을까 떠올려볼 때 그 방법은 ‘내가 먼저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삶이 있어야 자신을 돌아볼 수 있고, 내가 누군지를 알아야 남도 돌아볼 수 있죠. 그래서 저는 저만의 취미가 생긴 이후에 일도 보다 만족하게 되었습니다. 취미로 얻은 에너지를 고객과 나누면서 또 한 번 일에 보람을 느끼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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